[최민수의 상담이야기 19] 부부의 한 몸

부부를 상담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가 각방을 사용하는 경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한 가정을 상담했는데, 그 가정도 남편과 아내가 밤에 잠을 잘 때에는 서로 각방을 사용하는 부부였습니다. 남편의 직장이 야근을 많이 하는 통에 남편은 밤 늦게 퇴근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남편이 늦게 퇴근하면 잠을 자고 있는 아내를 깨워야 했기 때문에 남편은 늦은 귀가로 자연스럽게 각방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이 귀가할 때까지 어린 자녀들을 돌보면서 잠을 자야 하는 경우들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녀와 한 침대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들이 오래 경과하다 보니 이제는 의례껏 남편과 아내가 각방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각방을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부의 성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부의 성생활은 그리 원만하지 못했습니다. 부부의 원만한 성생활은 서로에 대한 친밀감의 표현으로 진행이 됩니다. 그러나 이 부부는 평상시에 떨어져 있는 시간들이 많았고 게다가 서로가 각방을 사용했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 친밀감을 많이 갖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부의 성생활은 상대방의 간헐적인 성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표현으로만 보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함께 잠을 잤던 자녀에게도 이제부터는 혼자 잠을 자는 것이 자녀의 건강한 정서와 인성발달에 꼭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고 남편과 아내가 각방을 사용하지 말고 한방에서 함께 잠을 잘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제부터 부부가 함께 잠을 자야 서로의 친밀감이 증대될 수 있고 부부간의 정서적인 만족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가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한 경계선입니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 건강한 경계선이 있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건강한 경계선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과 아내 사이에 자녀가 개입되면 남편과 아내 그리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건강한 경계선이 설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녀가 지속적으로 부모 사이에 개입하게 되면 남편과 아내의 친밀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녀의 인성과 정서적인 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물론 부득이한 경우, 즉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서 남편과 아내가 각방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친밀감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 자녀 또는 부모를 포함해서 그 어떤 것도 개입되어서는 안됩니다.

가족치료에서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 자녀가 개입되는 현상을 ‘기능적 경계선의 침범’이라고 합니다. 자녀가 남편과 아내 사이에 개입해서 부모가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할 기능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자녀와 함께 잠을 자는 것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녀를 위한 가장 좋은 선물은 남편과 아내가 자녀들 앞에서 깊이 있는 친밀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가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모가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행동입니다.

지금도 각방을 사용하는 남편들과 아내들이 있습니다. 이 컬럼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만이라도 자녀들은 이제 자신의 방으로 보내시고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사랑하는 배우자와 한 방에서 한 이불을 덮으시는 건강한 부부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최민수 목사
The 낮은 교회 담임
상담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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