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에 유일 승리’ 이세돌 9단, 바둑계 전격 은퇴
24년 4개월 현역 기사 생활 마감

한국 바둑의 간판으로 꼽히던 이세돌 9단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19일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1995년 7월 71회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 9단은 이로써 24년 4개월간의 현역 기사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이세돌은 2003년 9단의 별칭인 입신(入神)에 등극했다. 18차례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기원 공식 상금 집계만으로 98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2016년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결해 1승4패로 패했으나,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류 유일의 프로기사로 남아 있다.

이세돌은 뛰어난 실력 외에도 바둑계의 기성 질서에 도전하면서 반상의 풍운아로 불렸다.

프로 3단이었던 1999년엔 승단대회가 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며 응하지 않겠다고 했고, 결국 한국기원은 2003년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3년 전엔 한국프로기사회 운영에 불만을 내비치며 형인 이상훈 9단과 함께 전격 탈퇴도 선언했다. 당시 이상훈-세돌 형제는 회원 대국 수입의 3∼15%를 일률적으로 공제해 적립금을 모으는 기사회 규정 등에 반기를 들며 기사회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세돌 9단은 지난 3월 '3·1운동 100주년 기념 블러드랜드배 특별대국'에서 중국 커제 9단에게 패한 뒤 "6살에 바둑을 시작하고 1995년 프로에 입단했다. 시간이 꽤 됐다"며 "아마 올해가 마지막인 것 같다"고 밝혔다.

후배 기사들을 이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은퇴를 언급한 이유였다. 

이상훈 9단은 "세돌이는 올 한 해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안 된다고 판단이 들면 은퇴를 생각한다고 말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올해 바둑 대회에 나갈 수 없게 되면서 은퇴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한국기원의 정관 개정이 이세돌 9단의 기전 출전을 막았다.

한국기원은 지난 7월 12일 임시이사회에서 '기사회 소속 기사만 한국기원 주최·주관·협력·후원 기전에 참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정관에 신설했다.

이세돌 9단은 7월 '탈퇴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기사회가 가져간 자신의 대국 수입 공제액(약 3천200만원)을 돌려달라'며 한국기원과 소송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세돌 9단은 바둑과는 전혀 다른 길에서 '제2의 인생'을 걸어 나갈 전망이다.

이상훈 9단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는데, 세돌이는 내년부터는 바둑이 아닌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코리안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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