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의 상담이야기 4] 가족 항상성

한국의 유교적인 전통을 고수하는 한 가족이 있었습니다. 이 가족은 위로는 조부모님이 계시고 중간에 부모님이 계시며 아래로는 자녀들과 함께 살아가는 가부장적인 구조의 대가족이었습니다. 이 가족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완고하고 권위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가족이었습니다. 자녀가 결혼해서 신세대 며느리가 이 가족에 들어왔습니다. 며느리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젖어있는 시댁 어른들에 비해 생각하는 방식이 자유분방했고 개방적이었습니다. 새 며느리가 들어오고 나서 엄격했던 이 가족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변화의 분위기를 감지했던 분들은 이 가족의 어른들이었습니다. 새로운 변화에 마음이 내키지 않았던 시아버지는 자신의 부인에게 며느리의 행실이나 언행을 단속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불러서 시아버지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며 앞으로 행동이나 언행에 삼가 조심하라고 일침을 내렸습니다. 본인의 원래 성격상 자유스럽고 활달했던 신세대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단호한 일침에 매우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가족 안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매우 난감하였습니다.

가족을 하나의 상담이나 치료의 단위로 여기고 가족 구성원 전체를 치료하는 가족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 중요한 원리가 있습니다. 가족치료에서는 이것을 ‘가족 항상성(Homeostacis)’이라 말합니다. 항상성은 생물체가 내부적인 환경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최적의 환경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작용을 말합니다. 즉 외부에서 어떤 자극이 주어져도 내부에서는 일정한 환경이나 조건에 자신을 맞추기 위하여 스스로 조절해가는 것입니다. 에어컨이나 히터의 온도를 어느 부분에 맞추면 에어컨이나 히터가 그 온도에 자동적으로 맞추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가족에도 항상성의 원리가 작동됩니다. 가족은 항상 안정을 추구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에는 ‘인생의 주기’(Life Cycle)가 있습니다. 가족의 인생 주기에는 출산, 이사, 성장, 결혼, 노화, 그리고 죽음 등의 삶의 변화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은 언제든 변화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의 항상성은 유연하게 작동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가족의 항상성이 견고해서 변화를 거부하고 항상성을 고집하게 되면 그 가족은 경직되고 페쇄적인 가족이 되고 맙니다. 즉 견고하고 경직된 항상성이 아니라 유연하고 탄력성이 있는 항상성이어야 합니다. 가족이 인생의 주기에서 새로운 변화에 직면할 때,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서 열려있는 의식으로 유연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대처하면 그 가족은 한 단계 더 발전되고 진화하는 가족이 될 수가 있습니다.  

앞의 경우로 돌아가서 완고한 시부모님의 지시에 며느리가 대응하는 방식은 네 가지입니다. 첫번째 방식은 시부모님들의 지시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 시점부터 며느리는 말과 행동을 삼가 조심합니다. 그러나 며느리의 원래 성격상 앞으로 매우 고달픈 시집살이가 될 것입니다. 두번째 방식은 잠자코 지시를 따르면서 대신 남편에게 자신의 감정을 투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남편과의 갈등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세번째 방식은 “에라 모르겠다, 그러든지 말든지,”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럼 시부모님과의 관계는 불을 보듯 뻔할 것입니다. 네번째 방식은 자신은 도저히 감내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결국 이별을 선택합니다. 이러한 며느리의 대처 방식들을 감안해보면, 어떻게 이 가족이 가족 항상성에 맞추어갈지 해답이 나올 것입니다.

 

최민수 목사

The 낮은 교회 담임

상담심리학 박사

757-605-8604

danielms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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