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라는 이름만으로도 행복하여라

시인 / 이채

만남에 이익을 구하지 아니하니
진실로 반갑고
헤어짐에 보고픔이 가득하니
한결같은 우애로다

말로써 상처를 입히지 아니하니
사려 또한 깊고
돌아서서 헐뜯지 아니하니
고맙기 그지없어라

나누는 일에 인색하지 아니하니
천심이 따로 없고
베푸는 일에 이유가 없으니
그 또한 지심이로다

처음과 끝이 같지 아니하면
풀잎 같은 인연에도 바람이 일 것이요
겉과 속이 같지 아니하면
바위 같은 믿음에도 금이 가리라

모름지기
가다듬고 바로 세우는 일은
평생을 두고도 다 못하나
사람의 향기만은 간직하고 싶을 때

손에 손을 잡고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우리라는 이름,
그 이름만으로도 행복하여라

[출처: 이채의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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