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민주당 주도로 '드리머 보호법' 처리…상원통과 불투명

드리머 보호법안의 하원 처리 후 기자회견하는 펠로시 의장 [EPA=연합뉴스]

 

불법체류 청소년에 합법거주 허용…백악관·공화당, 다른 법안과 병합 처리 요구

미 하원은 4일 어린이 때 미국으로 온 '드리머(dreamer)'를 포함해 200만명 이상의 불법 체류자가 시민권을 획득할 길을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하원 다수를 장악한 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데다 상원 다수를 차지한 공화당과 강경한 이민정책을 추진해온 백악관이 이민 관련 다른 법안과의 병합 처리를 주장하며 반대해 상원을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이민 정책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 문제가 내년 대선을 앞둔 정쟁의 소재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원은 드리머 보호에 초점을 맞춘 '미국의 꿈과 약속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7 대 반대 187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7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드리머란 미국에서 불법 체류 중인 청소년의 추방을 유예하고 취업 허가를 내준 정책(DACA, 다카)의 수혜자를 뜻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2년 도입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말 이 프로그램을 종료했으며, 현재 이 조치의 적법성을 둘러싼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초 드리머를 돕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지만 일련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자 드리머 보호 대신 중남미 이민 행렬 단속과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다.

이번에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드리머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10년 간 합법적으로 거주할 지위를 인정하고, 적어도 2년의 고등교육을 받거나 군 복무를 하는 경우, 혹은 3년 이상 일을 할 경우 영주권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46만 명에 달하는 임시보호지위(TPS) 대상자를 보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TPS는 엘살바도르, 아이티, 온두라스 등에서 온 체류자들이 전쟁에 휩싸였거나 자연재해를 입은 나라로 추방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법안 통과 후 "이 입법을 놓고 당파적이거나 정치적인 어떤 것도 있어선 안 된다"며 상원의 법안 처리를 기대했지만, 상원이 이 법안을 심리할 것 같진 않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예상했다.

실제로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300억 달러(약 35조 원)로 추산되는 비용 충당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법안에 국경 안전 비용, 망명 관련법 개혁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공화당이 지배한 상원이 이 법안을 심리할 것이라는 신호는 없다며 민주당이 주도한 이 법안을 내년 대선 때 싸움의 대상으로 남겨둘 것 같다고 전망했다.

로이터는 백악관도 이번 법안이 이민 관련 다른 법안과 연결지어 처리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망명 관련법 강화, 국경장벽 건설 비용 제공, 고숙련 노동자의 이민 장려 법안 등이 함께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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