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장발장’에 울컥한 이유
가난한 부자의 ‘어설픈 절도’, 경찰·시민들의 지원·연대에 감동

‘현대판 장발장’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MBC 뉴스데스크는 13일 오후 “배고파 음식 훔친 ‘현대판 장발장’… 이들 운명은”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이 사연을 소개했다.

주인공은 30대 아버지와 12세 아들이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인천의 한 마트 식품 매장에서 우유 2팩과 사과 6개 등 소량의 식료품을 훔쳤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자 아버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선처를 호소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택시를 모는 이 아버지는 당뇨와 갑상선 질병을 앓고 있었다. 몸이 편치 못해 6개월 동안 일을 하지 못하는 사정도 있었다. 또 임대 아파트엔 홀어머니와 7세 둘째 아들이 기다리고 있던 상황. 당시 출동 경찰은 “기초생활 수급자로 선정돼 있었지만 네 가족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 부자에게 처벌 대신 따뜻한 손길이 건네지면서 사건은 ‘반전’됐다. 마트 대표는 “저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고발이 아닌 선도 차원”이라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고 쌀과 생필품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이들 부자를 훈방 조치하고, 돌려보내기 전 식당으로 데려가 따뜻한 국밥을 한 그릇씩 시켜줬다. 또 아버지 일자리를 알선하고 아들에게 무료급식 카드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재익 인천 중부경찰서 경위는 MBC 인터뷰에서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눈물을 훔쳤다. 

하이라이트 장면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시민의 연대였다. 이 남성은 경찰이 부자를 데리고 간 식당에 느닷없이 들어와 하얀 봉투 하나를 내려놓고 떠났다. 봉투에는 현금 20만원이 담겨 있었다는 게 MBC 설명이다. 

이 남성은 아버지와 아들이 마트에서 선처를 구할 때 사무실 바깥에서 묵묵히 지켜봤던 인물이었다. MBC는 “우연히 부자의 딱한 사연을 듣고는 현금을 뽑고 일부러 식당까지 따라가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박한 현실에도 약자와 연대하는 마음이 모인 장면에 온라인이 뜨겁다. 이 소식을 전한 MBC 뉴스 페이스북에는 “올해 보던 뉴스 중에 최고였다”, “사는 게 힘들어요. 모두 다. 그래도 조금은 희망을 가지고 살만하네요”, “세상에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 없고 가난하고 싶어 가난한 사람 없다. 우리 세금 어려운 이웃들 위해 잘 좀 써주세요”라는 지지 및 응원 댓글이 600개 이상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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