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여름일기 2...이해인

여름일기 2 

오늘 아침 
내 마음의 밭에는 
밤새 봉오리로 맺혀있던 
한 마디의 시어가 
노란 쑥갓꽃으로 피어 있습니다. 

비와 햇볕이 동시에 고마워서 
자주 하늘을 보는 여름 
잘 익은 수박을 쪼개어 
이웃과 나누어 먹는 초록의 기쁨이여 

우리가 사는 지구 위에도 
수박처럼 둥글고 시원한 
자유와 평화 가득한 여름이면 좋겠습니다. 
오는 아침  나는 다림질한 흰 옷에 
물을 뿌리며 생각합니다. 

우울과 나태로 풀기없던 나의 일상을 
희망으로 풀먹여 다림질해야겠음을  
지금쯤 바쁜 일터로 향하는 
나의 이웃을 위해 
한 송이의 기도를  꽃피워야겠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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