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카일러 머리' 미 풋볼 전체 1순위로 선발
최종 행선지는 풋볼 애리조나팀 "수퍼볼 우승까지 모든 걸 쏟겠다"

 

MLB(미프로야구) 1라운드 지명을 받고도 NFL(미프로풋볼) 진출을 선언해 미국 스포츠계에 큰 화제를 불러왔던 한국계 스타 카일러 머리(Kyler Murray·22)가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 카디널스에 지명됐다.

카디널스는 25일 NFL 드래프트 행사(미국 테네시)에서 1순위로 머리를 선택했다. 작년 MLB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명된 머리는 미국 스포츠 역사에서 프로야구와 프로풋볼(미식축구)에서 모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첫 선수가 됐다. 머리는 카디널스에 지명된 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어릴 적부터 품어온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야구와 풋볼에서 서로 모시려는 천재
머리는 오클라호마대학에서 풋볼과 야구 두 종목에 모두 재능을 드러냈다. 그의 아버지 케빈은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쿼터백 출신이었다. 삼촌 캘빈은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 등에서 6시즌을 야수로 뛰었다.

스포츠 집안에서 태어나 만능 스포츠맨으로 자라난 머리의 첫 선택은 야구였다. 작년 오클라호마대학 야구팀의 중견수로 타율 0.296, 10홈런 47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올린 그는 그해 6월 계약금 466만달러(약 54억원)에 MLB 애슬레틱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에이전트가 류현진 등을 고객으로 둔 '수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라 당시엔 머리가 야구에 전념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 시즌 머리가 대학 풋볼 무대에서 맹활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쿼터백인 머리는 작년 총 4361패싱 야드에 42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하며 한 해 대학 풋볼 최고 선수에게 수여되는 하이즈먼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머리가 대학 풋볼 무대를 평정하면서 이미 그를 지명했던 MLB 애슬레틱스 등 미국 프로야구계가 초조해졌다. '머니 볼'로 유명한 빌리 빈 애슬레틱스 단장 등 구단 관계자뿐만 아니라 미래의 스타를 놓치지 않으려는 MLB의 사무국 직원들까지 머리를 찾아가 설득 작업을 벌였다.

NFL 스타 탄생을 예고한 쿼터 코리안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머리의 마음은 NFL로 향했다. 당초 NFL에서 활약하기엔 체격(178㎝, 88㎏)이 작다는 평가 때문에 머리가 야구를 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시애틀 시호크스의 스타 쿼터백 러셀 윌슨의 존재가 머리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머리와 체격이 비슷한 윌슨(180㎝, 98㎏) 역시 대학 시절 미식축구와 야구를 병행했다. NFL로 진로를 정한 그는 2014년 수퍼볼 정상에 오르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쿼터백으로 성장했고, 최근엔 시호크스와 리그 최고 평균 연봉인 3500만달러(약 406억원)에 4년 계약을 맺었다. 머리는 지난 2월 트위터를 통해 "미식축구는 내 사랑이며 열정이다. 좋은 쿼터백이 되고 수퍼볼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내 전부를 쏟아붓겠다"며 자신의 행선지가 NFL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머리는 '하프 코리안' 하인스 워드(43·은퇴)에 이어 새롭게 NFL 스타로 떠오를 한국계 선수다. 워드는 어머니가 한국인이었던 것에 반해 머리는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 코리안'이다. 결혼 전까지 '미선'이란 한국식 이름을 쓴 머리의 어머니 미시는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의 전략 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인스타그램 자기소개란에 'Green Light'와 함께 한글로 '초록불'이라고 적어놓은 머리는 "언젠가 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꼭 찾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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